픽서 어퍼
fixer upper
9/12/20231 min read
제이크와 나는 무슨 생각이었을까.
마냥 우리가 칩 앤 조안나 게인즈라도 된 것 처럼, 우리는 이 픽서 어퍼인 집을 덜컥 사버린 것이다.
하나 부터 열 까지, 손을 보지 않으면 안되는 곳이 없었다. 벽지를 뜯어 벽을 드러내고, 이 곳 저 곳 보수하고 페인트를 칠하고... 집을 살 때의 그 용기와 패기는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리모델링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나는 극도로 겸손해졌다.
정말 쉬운 일이 아니구나...
끙끙대며 일해온지도 벌써 4년째, 이젠 제법 붓을 잡기도 하고, 마이터 톱으로 나무를 자르는 것 쯤은 그리 어렵지도 않다.
일에 요령이 생겨 능숙히 페인트도 칠하고 예전처럼 일이 힘들어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확연히 줄었다.
지난 4년의 시간 동안 열심히 땀 흘린 보람이 있다. 집안 구석 구석 나와 제이크의 노력으로 일구어진 우리집. 예전의 모습은 사라지고 아늑하고 편안해졌다. 오래되고 낡은 벽지를 걷어 내어 밝아진 집안 곳 곳이 이제는 우리가 정말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어 가슴이 벅차다.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고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은 우리집. 우리는 이번 여름도 여기 저기 손을 보느라 바쁘다.
에베소서 2장 22절에, 바울은 에베소에 있는 성도들과 그리스도 예수님을 믿는 신자들에게, 우리는 성령안에서 "하나님이 계실 집이 되기 위해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또한, 하나님께서 성령님을 통하여 우리의 속 사람을 능력으로 강하게 하시고 믿음으로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마음에 계시기를 (에베소서 3장 16절) 기도한다.
하나님이 계실 집(dwelling place for God)이 되기 위해 지어져 가고 있다는 우리... 우리 집을 둘러보며 나는 나 자신과 하나님의 교회가 잘 지어져 가고 있는지 깊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영적으로 성령님을 통하여 강해지고 있는지, 그의 결과로 하나님께서 나의 마음 속에 편안하게 정착할 수 있는지 나의 마음을 점검하게 되었다.
나와 우리 가족이 머무는 집은 이렇게 열심히 고치고 꾸미는데 하나님이 거하시는 나의 마음을 나는 얼마나 정성을 다해 관리하고 있는가?
혹시 보이진 않는 곳에, 미쳐 생각지도 못한 곳에 곰팡이가 피고 있진 않을까?
레위지 14장 33절 부터 나오는 집에 생긴 문둥병 색점(곰팡이)에 관한 말씀.
하나님께서는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셨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 살 때에 하나님께서 문둥병 색점이 어느 집에 생기게 하면, 제사장은 그 것을 조사하고 곰팡이가 집안에 번졌을 경우에는 그 집에 침입을 금하고 곰팡이가 있던 돌을 뽑아 성 밖의 부정한 곳에 버리며, 그 집안의 모든 내부 벽을 철저히 긁어내고 긁어낸 벽에는 다른 흙으로 대신 발라야 한다는 말씀. 그런 후에도 곰팡이가 다시 나타나면 그 집을 헐어야 한다는 하나님의 법.
집에 피어난 곰팡이들이 우리 몸에 얼마나 해가 되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피부염은 물론 알레르기, 비염, 호흡기 질환 등등 우리를 병들게 한다.
이런 곰팡이들이 집 벽에 발견된다면 그 것을 드러내고 없애는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이 사는 집에 곰팡이도 이렇게 심각히 다루라 말씀하셨는데, 하나님께서 거하시는 우리의 마음은 얼마나 더 심각히 다뤄야 할까.
죄로 죽은 나의 마음안에 오셔서 나를 새롭게 다시 태어나게 하시고 이 육체 안에 죄로 얼룩진 나의 마음을 늘 비우시려 일하시는 하나님. 나의 마음속에 오신지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온전히 쉬지 못하시고 늘 일하시는 하나님...
하나님이 사시는 나의 마음에 있는 죄들을 나는 얼마나 잘 긁어내고 있는지...우리가 사는 이 집은 아늑하게 빠뀌어 우리도 이제 좀 편히 쉴 수 있는데, 나의 마음 속의 주인 되신 하나님은 늘 곰팡이가 가득한 나의 마음의 벽을 긁어내고 새 흙을 바르시느라 쉬실수가 없게구나. 너무 죄송한 마음이 든다.
우리가 잠깐 살다가는 이 세상의 집은 수많은 땀과 눈물로 지어 내지만, 하나님이 사시는 나의 마음을 그러한 노력으로 관리하고 있을까? 하나님의 교회를 그러한 사랑으로 사랑하고 있을까?
"거짓된 욕망으로 부패해 가는 우리의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 마음과 정신이 새롭게 되어 하나님의 모습대로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창조된 새사람" (에베소서 4:22-24)이 되라고 말씀하셨는데... 우리는 "모두 한 몸의 지체들"이기 때문에 거짓을 버리고 각자 자기 이웃에게 진실을 말하며, 화가 나더라도 죄를 짓지 말고 해가 지기 전에 화를 풀라고 말씀하셨는데... (에베소서 4:25-26) 제사장이 조심히 이스라엘 백성들 집의 곰팡이를 점검했듯 우리도 우리의 마음을 조심히 살펴야 할것 같다.
우리의 마음속에 음란, 욕망, 우상 숭배, 분한 생각, 화내는 것, 비방, 입에서 나오는 더러운 말들을 버리라는 명령. (골로새서 3장)
내 마음을 하나님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성령님께서 나의 마음을 천천히 점검하심을 느낀다. 내 마음속에 혹시 지나친 욕심이 있진 않나...내가 우상을 섬기고 있진 않았나...
이 픽서 어퍼인 나를 사랑하시어 기꺼이 예수님의 핏값으로 나를 사신 하나님. 말도 안되는 값으로 나를 되사시고 고칠 곳이 많은 나의 마음안에 들어와서 사시는 그 은혜. 들어와 사신지 20년이 훌쩍 넘었어도 아직도 일하시는 하나님. 없어 질 만하면 또 피는 악성 곰팡이가 가득한 이 마음이 얼마나 성령님을 근심케 했는지...
내 힘으론 도저히 나의 마음속의 죄의 얼룩들을 다 지워낼 수 없으니, 살아계신 하나님께 의지하며 기도한다.
"하나님, 나를 병들게 하는 이런 모든 곰팡이와 같은 나의 죄의 얼룩들을 다 긁어내려 주세요...분한 생각, 비방을 모두 긁어 내리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과 친절과 겸손과 부드러움과 인내로 내 마음의 벽을 다시 쌓아 주세요. 언짢은 일이 있더라도 주님께서 나를 용서하신 것 같이 나도 남을 용서하게 하시고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해주셔서 하나님의 평안이 나의 마음을 다스리게 해주세요.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이 나와 우리 교회 가운데 풍성하게 하여 서로 격려하게 하시고 무엇을 하든지 나의 말과 행동에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고 하나님께 감사하게 해주세요. (골로새서 3) 그리하여 하나님 내 마음에 기쁘게 계셨으면 좋겠어요. 임마누엘,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나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