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이름

His name

1/9/20241 min read

four markers on table
four markers on table

아침마다 내리는 커피의 온기가 더 감사한 오늘 아침. 커피 머그를 두 손에 꼭 쥐고 우리의 봄학기 첫 날을 시작해본다.

새벽 5시 반 부터 운동 나갔다 온 노아는 아침 부터 라면을 끓이고, 사무엘과 벤은 다이닝 테이블에서 탁구를 친다...

분명 오늘 학기를 시작한다고 했건만.

아이들을 재촉하여 봄학기의 문을 열어본다.

우리는 역대기상을 읽는 중이다.

유다의 자손들을 읽어내려 가는 중 역대기상 4장 9절에서 마주한 이름 야베스. '고통'이란 그의 이름의 설명과 그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어떻게 기도했는지. 그의 기도가 하나님 말씀안에, 이 수많은 이름들 가운데 적혀있다.

"원컨데 주께서 내게 복에 복을 더 하사 나의 지경을 넓히시고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 나로 환난을 벗어나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축복을 구했던 야베스(고통).

자신의 엄마가 그를 부를 때마다, 가족들이, 친척들이, 친구들이, 모든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고통'을 생각하게 하는 그의 이름. 그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그도 불안이 있었을까?

"하나님이 그 구하는 것을 허락하셨더라."

하나님께서는 그의 이름의 뜻인 '고통'과 이 이름이 어떻게 주어졌는가에 상관없이 야베스의 하나님을 의지하는 기도에 따라 그의 삶을 축복하셨다.

테이블에 앉아 나와 함께 역대기상을 읽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이름을 생각해 본다.

노아: 쉼, 위로

노아가 태어났을때 나는 고작 24살의 아가 엄마였다. 처음으로 마주하는 진통과 출산의 고통에 두렵고 많이 아팠지만, 24시간 진통 후 태어 난 노아가 나의 품에 처음으로 안겼을때 쉼과 깊은 위안을 받았다. 그러므로 이 아이가 커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쉼과 위로가 되었으면 했던 나의 기도. 태어난 날 한 밤 중에 내가 노아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어렴풋이 눈을 맞춰주던 아가. 노아는 내게 위로였다.

레인: 축복의 단비

가뭄에 말라버린 땅에 때에 맞게 촉촉히 내리는 단비처럼, 만나는 사람마다, 가는 곳마다,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로 축복의 단비가 되길 바라던 나의 기도.

축복의 단비처럼 우리에게 온 레인. 제이크와 나의 얼굴에 폭신폭신하게 내려주는 따뜻하고 소중한 단비. 단비는 내게 때에 맞는 축복이었다.

사무엘: 하나님께서 들어주심

유산인줄만 알았던 사무엘의 힘찬 심장소리를 듣던 날. 나는 눈물을 왈칵 쏟았다. 고통중에 기도했던, 염려가운데 기도했던 이 아이가 살아있음에, 그리고 나의 시름도 들으시는 하나님의 선하심에 말문이 막혔던 그날. 제이크와 나는 뱃속에 이 아이를 사무엘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 아이의 존재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들으신다는 어마어마한 사실을 날마다 일깨워 줬다. 사무엘은 내게 하나님의 응답이었다.

벤자민: 오른손의 아들, 우리 집안의 막내

나는 벤자민을 임심했을 때 임신성 당뇨, 그리고 출산후 되풀이 되어 발병하는 대상포진, 그 밖의 다른 질환들로 몸이 많이 힘들었다. 몸이 다 부서지는 것만 같았던 그 시간들. 내가 가장 약할때 강함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며 감사했던 시간들. 벤자민은 나에게 하나님의 강하심이었다.

아이들의 이름을 천천히 하나 하나 불러본다. 노아, 레인, 사무엘, 벤자민. 이름에 담겨 있는 아이들을 위한 나의 기도.

자신의 이름이 '고통'이길 바라는 이가 어디있을까? 하지만 야베스는 자신의 정체성을 그의 이름에 두지 않았다. 그는 그의 '고통'의 이름을 뛰어 넘어 '복'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의지했다. 그의 정체성과 미래는 그의 이름에 뿌리를 둔 것이 아니라, 온전히 그의 삶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 있다는 것을 굳게 믿은 야베스.

우리 아이들의 정체성도 오직 하나님안에 있기를...

우리도 우리의 정체성을 오로지 하나님께 둔다면, 우리의 이름이, 우리의 삶과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의 삶을 주관하심을 믿는다면, 우리도 야베스와 같이 기도할 수 있지 않을까.

인간의 한계와 두려움을 넘어 일하시는 하나님.

엘 샤다이. 하나님의 속성을 나타내는 그의 이름. 전능하신 나의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나도 야베스의 기도를 따라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