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원결의

7/14/20231 min read

person holding white ceramic mu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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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을 무려 네 번이나 치뤘던 우리는 죽어도 무르기 없는 가위 바위 보도 삼세판인데 무려 네번씩이나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리고 하나님 앞에 서서 기쁠때나 슬플때나 가난할때나 부유할때나 아플때나 건강할때나 죽음이 우리를 갈라 놓을때 까지 서로 아껴주고 사랑하며 함께 할것을 맹세하였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네번이나 맹세를 시키신 이유가 내가 늘 약속한것을 무르는걸 알고 계셨기 때문일까?

게임을 하다가도 조금만 나에게 불리하다 싶으면 '없던 걸로 하자' 하며 요리 조리 빠져나갈 궁리만 하는 톰과 제리의 제리와 같은 나는 내가 살길을 찾아 잘도 피해 다닌다.

이런 제리와 같은 나를 남편은 항상 인내한다. 많은 트랩으로 부터 나를 구하기도 한다. 무슨일이 있어도 나를 놓지 않고 그의 품으로 돌려 놓는 그의 unconditional 한 사랑이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는 모습과 닮았다.

마음에 우상이 가득하여 faithful 하지 못한 나를 하나님께서는 '결혼'을 통해 많이 훈련하셨다. 나의 연약함을 채워주는 제이크와 같은 배우자를 예비하신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제이크와 나 가운데 사랑, 기쁨, 평화, 오래참음, 자비, 충성을 열매 맺으시려고 하나님께서는 밤낮으로 일하신다.

너무나도 부족한 우리 두사람. 성숙하지 못한 우리 둘이 만나 참 많이 헤매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실천하신 사랑은 우리에게 본보기가 되어 우리의 결혼생활을 이끄시고 말씀을 통해 우리가 하나됨의 목적을 확실하게 하셔서 그 목적이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일들에 튼튼한 기반이 되어주었다.

약속이야 깰수도 있고, 나의 상황에 따라 바꿀수 있는, 그렇게 유연히 흘러 가듯 사는 것이 이 세상의 흐름인데, 우리는 그 흐름을 거슬러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이 세상의 것보다 하나님의 것을 먼저 구하는것.

마치 유비, 관우, 장비가 도원결의를 하듯 우리는 서로를 배반하지 않고 평생동안 동고동락하며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할 것을 하늘아래 서로에게 맹세하였다.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싸우는 용사들임을 매일 서로에게 각인시켜주며 전쟁터로 나가는 용사들이 갑옷을 입듯 우리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무장하고 세상의 흐름 가운데 우리의 목적을 잊지말자고 서로를 격려한다.

결혼초부터 우리의 도원결의가 쉬웠던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내가 날마다 말씀으로 무장하지 않았던 까닭이다.

하지만 우리 둘 중 누군가 부상을 당하면 어깨에 둘러업고 우리의 피난처로 뛰는 우리의 전우애는 이 사람과 함께라면 어디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라는 믿음이 생기게 한다.

나를 그냥 내버려 둘 수도 있는데. 나를 기어이 둘러업고 혼자서 나의 무게까지 감당하는 제이크는 17년전의 우리가 했던 언약들이 내가 얼마나 잘지키느냐 못지키는냐에 상관없이 그의 faithfulness 때문에 더욱 빛이난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언약도 그러하다. Faithful 한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우리를 내버려 두지 않으신다. 우리를 둘러업고 우리의 죄의 무게를 감당하신다. 우리가 우리 마음속에 계속 우상을 세워도 오래 참으시는 하나님이시다.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은 약속하신 것을 절대로 이루신다는 걸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오래 참으시는 하나님이시라는 걸, 약속했기 때문에, 선택하였기 때문에 절대로 떠나지 않는 하나님이시라는걸. 우리와 영원히 함께 하실거라는 하나님의 약속이 나에게는 큰 위안이고 희망이다.

나의 머리에도 제이크의 머리와 턱수염에도 하얗게 눈이 쌓여 간다. 가끔 서로를 보며 자신의 흰머리는 생각도 못한채 어쩔거냐며 상대방의 흰머리를 걱정한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서로 아껴주고 사랑할 것을 맹세한 우리는 서로의 흰머리를 세며 함께 지나온 날들을 세어본다.

올해로 결혼 17주년을 맞는 우리. 우리의 사랑과 믿음은 산전수전을 겪으며 더욱 단단해 졌다.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믿음도 그랬던걸까? 말씀으로 무장하며 험한 산과 거친 바다위에서 싸우고 난 후, 우리의 믿음은 더욱 견고해졌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말씀들을 우리는 산과 바다에서 직접 체험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견딜수 있다. 우리의 목적이 있고, 거룩하신 그 분의 약속이 있다. 절대로 우리를 내버려 두지 않는 그분을 의지하며 걷는다면 우린 결코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Be strong and courageous. Do not fear or be in dread of them, for it is the Lord your God who goes with you. He will not leave you or forsake you." Deuteronomy 31:6